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와 소비감세 공약의 충돌, 일본 정부의 현실적 침로 수정 요망
이란 정세를 둘러싼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심화되면서 에너지 자원의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는 일본 경제에 거대한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습니다. 전 세계 에너지의 대동맥이자 일본으로 향하는 원유 수송의 핵심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 국면에 접어들면서, 일본은 그야말로 국가적 재난이라 부를 만한 비상사태에 직면했습니다. 이처럼 대외적인 리스크가 경제 생태계를 위협하는 일촉즉발의 상황 속에서, 정부와 여야당은 선거 공약에만 얽매여 현실성 없는 '소비감세' 논란으로 국력을 낭비할 여유가 없습니다. 다카시 총리는 정권의 간판 공약이라는 족쇄에서 벗어나, 석유의 안정적 조달과 급격한 공급망 충격에 대응하는 위기 관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사회보장국민회의의 신중론 분출과 소비감세의 실효성 의문
자민당은 지난 중의원 선거에서 물가고에 지친 표심을 잡기 위해 식료품 소비세를 2년간 '0%'로 만들겠다는 파격적인 감세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정부와 여야가 참여한 '사회보장국민회의'의 논점 정리 과정에서 드러난 현실은 우려와 신중론 일색이었습니다. 전문가들과 현장의 의견 청취 결과, 소비세를 면제해 주더라도 고질적인 물가 상승을 잡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되기 어렵다는 회의론이 지배적입니다. 원자재 가격과 석유제품 등 공급 측면의 비용 인상 압박이 너무 강해, 사업자들이 감세분만큼 가격을 내리기보다는 자신들의 생존을 위한 비용 전가로 흡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소비세수의 약 40%가 지방재원으로 투입되는 상황에서, 무리한 감세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파탄을 야기할 수 있어 지자체들은 즉각적인 대체 재원 마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외식업계 역시 테이크아웃이나 반찬류(총채) 등 0% 세율이 적용되는 품목과 매장 내 식사 간의 세율 격차가 지나치게 확대된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결국 민생을 안정시키겠다는 취지로 제안된 소비감세 카드가 오히려 유통 시장과 지방 재정에 전방위적인 혼란과 악영향만 초래하는 자충수가 되고 있습니다.
시스템 개수 대혼란과 1% 감세안이라는 기책의 함정
소비세율을 0%로 조정하는 방안은 기술적·행정적으로도 막대한 마찰을 빚고 있습니다. 결제 및 포스(POS) 시스템 제조사들에 따르면, 현재 운용 중인 세무 인프라는 세율 자체를 '0%'로 만드는 상황을 전혀 상정하지 않고 설계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시스템을 완전히 전면 개수하는 데 최소 1년 이상의 긴 시간이 소요된다는 현장의 비명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반면, 세율을 완전히 없애는 대신 1%로 낮추는 꼼수를 쓴다면 개수 작업을 3~6개월 안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임시방편식 의견도 제시되었습니다.
연내에 어떻게든 소비감세를 단행하겠다고 의욕을 불태우는 다카시 총리가 만약 이러한 일정 단축을 위해 원래의 '0% 공약' 대신 '1% 감세안'을 채택한다면, 이는 국민을 기만하는 기책(奇策)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계산대 시스템 개수 비용과 가격표 일제 갱신 등 영세 상공인들이 짊어져야 할 부담은 여전한데, 정작 물가 안정 효과는 더욱 미미해지기 때문입니다. 선거 약속이 무거운 것은 당연하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시스템적 대혼란이 예견된다면 고집을 부릴 것이 아니라 정중한 논의를 거쳐 정책을 유연하게 궤도 수정하는 것이 책임 있는 지도자의 자세입니다.
과거 민주당 정권의 미주 교훈과 에너지 안보 중심의 국정 전환
정치권이 공약 이행이라는 명분에만 집착하다 국정을 미궁으로 빠뜨린 사례는 일본 정치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과거 '매니페스트(정권공약)'를 전면에 내세워 정권 교체에 성공했던 구민주당 정권의 미숙한 국정 운영이 좋은 예입니다. 당시 민주당 정권은 "공약으로 내걸었다"는 이유만으로 군마현의 하치바 댐 건설을 막무가내로 중단시키려다, 지역 주민과 지자체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결국 정책을 철회하는 등 숱한 미주(迷走, 갈팡질팡함)를 거듭하며 사회적 비용을 낭비했습니다. 다카시 총리는 이 역사적 교훈을 뼈아프게 되새겨야 합니다.
현재 다카시 총리는 소비감세를 향후 도입할 급여세 세액공제 제도까지의 일시적인 '연결 고리'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실효성도 없고 부작용만 가득한 소비감세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세액공제 제도를 조기에 안착시키는 데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순리입니다. 무엇보다 지금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오일 쇼크 가능성에 대비해 석유의 안정적 조달 라인을 확보하고 대외 안보 위기에 대응하는 것이 수백 배 더 시급한 국난 극복 과제입니다. 정부는 현실과 동떨어진 감세 공약의 미련을 과감히 버리고, 국가 경제의 명운이 걸린 에너지 안보와 거시적 위기 대응 체계 구축에 모든 행정력을 쏟아부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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